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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의 "The Soul of A Man"은 The Blues 다큐멘터리 7부작 중 유일한 극장 개봉작이다. 아마도 벤더스의 "Buena Vista Social Club"의 명성에 기댄 면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나에게 개봉작을 고르라고 했어도 블루스에 대한 최고의 헌사라는 이유로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쌩뚱맞게도 우주에 떠도는 보이저 위성으로부터 시작한다. 무슨 프로그레시브도 아니고 블루스와 우주라니... 벤더스는 이 영화에서 세 명의 전설적인 블루스 뮤지션을 등장시킨다. 로렌스 피쉬번의 목소리를 빌린 블라인드 윌리 존슨(Blind Willie Johnson), 스킵 제임스(Skip James) 그리고 J.B. 르노와르(J.B. Lenoir)가 그들이다. 우주 저 멀리 어디로 갈지도 모를 무한의 시간을 지나가는 보이저에 담긴 음악은 블라인드 윌리 존슨의 "Dark was the Night"이다. 이 음악을 시작으로 영화는 윌리 존슨의 안내를 따라 192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짧지 않은 블루스 여행을 시작한다.
어렸을 적 계모가 끼얹은 양잿물에 시력을 잃은 윌리 존슨은 일요일 마다 교회를 전전하며 가스펠을 부르고, 금주법 시대에 주류를 밀매하던 스킵 제임스는 우연한 기회에 파라마운트 레코드사에 발탁되어 "전설같은" 명반을 취입한다. 이후 제임스는 대공황의 와중에 단돈 40달러만 받고 자신이 낸 음반조차 구경 못하는 신세가 된다. 이 두 명이 사라진 자리에 벤더스는 60년대 그의 영웅 J.B. 르노와르를 등장시킨다.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르노와르의 에피소드는, 사실 그가 밝히고 있듯이 60년대 존 메이욜 밴드(John Mayall & Blues Breakers)의 "the Death of J.B.Lenoir"에 충격을 받은 영화감독 지망생, 자신의 추억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 명의 음악 여정을 거치면서, 픽션 다큐멘터리로 때로는 오래된 필름으로 삽입되는 당대의 정치적 상황은 그가 말했듯이 블루스를 "음악이 아닌 하나의 세계"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는 20년대 61번 고속도로(이후 밥 딜런이 자신의 앨범 타이틀로도 썼던 곳)의 흑인 빈민가, 베트남전, 마틴 루터 킹, 한국전쟁...등이 블루스의 가사에서, 불운했던 이들 세 명의 죽음에서 뗄래야 뗄수 없었던 일들임을 상기시켜 준다.